현대는 포스트모던 사회라고들 합니다. 모던 사회는 가장 효율적인 하나의 표준을 지향하던 사회라면, 포스트모던 사회는 다양한 표준이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 신념이 팽패한 사회입니다. 그래서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현대 교양인의 상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종교 문제를 얘기할 때는 보통 종교 간의 갈등 문제를 초점으로 다루곤 합니다. 그래서 그 갈등을 없애기 위해서 종교 간의 대화, 혹은 종교 간의 다양성 존중을 강조하곤 합니다. 물론, 그간 자신들의 종교만을 고집하며 물리적 폭력까지 동원한 과거는 돌이키고 반성할 사안입니다.
그러나 인생사 모든 것들에 다양성의 가치만을 주장하는 것이 늘 타당한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가전제품을 사더라도 꼼꼼하게 따져보고 고르고 골라서 삽니다. 어느 누구도 아이폰이나 갤럭시폰이나 중국산 저가폰을 다양성의 이름으로 동등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요즘 한국이나 미국에서 주식에 대해서도 열풍입니다. 주식하는 사람들에게도 어느 주식이나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종교는 모두 동등하게 가치가 있는 것처럼 전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그들의 말이 맞을까요? 어떤 사람들은 모든 종교가 다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종교다원주의를 주장합니다. 어떤 점에서 종교 다원주의는 비겁한 태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마치 어떤 경제학자가 TV에 나와서 모든 주식이 다 좋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것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종교는 자신의 삶 전체, 자신의 영원한 생명을 놓고 배팅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옳은 선택을 하면 좋은 결과를 맞이할 것이고 나쁜 선택을 하면 그 결과를 오롯이 자신이 감당해야 합니다. 그래서 섣부른 종교 다원주의가 아닌, 진지한 종교 선택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제가 기독교를 택한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흘림입니다. 기독교는 믿음에 대한 확실한, 역사적이고 희생적인 토대를 제공합니다. 이는 다른 어떤 종교보다 분명 탁월합니다. 그리스도의 피흘림 앞에 종교 다원주의는 뇌피셜에 불과합니다. “그의 십자가의 피 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 그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하게 되기를 기뻐하심이라” 골1:20 -이상보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