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도서관에서 성경을 보다가, 눈시울이 붉어졌던 적이 있습니다. 낯선 본문도 아닌데요. 사무엘상 1장. 한나가 아이가 없어서 하나님께 아들을 주시면 바치겠다고 기도하고 사무엘을 낳게 되는 장면입니다.
성경은 참 신비롭습니다. 잘 알고 여러번 봤던 본문을 읽다가도 새로운 구절이 보입니다. “아이가 어리더라.” 한나가 젖을 떼고 사무엘을 데리고 성전으로 갔을 때, 사무엘은 아직 한참 어렸던 겁니다. 사실, 이 때가 가장 아이가 예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렵게 가진 아들이어서, 더 애착이 갈 텐데도, 아들의 인생 전체를 하나님께 드리기 위해서 어린 사무엘을 데리고 여호와의 전으로 갑니다. 왠지 그 뒷모습이 눈에 아른 거렸습니다.
예전에는 이 본문을 보고도 놓쳤던 구절입니다. 제가 아이들을 가지게 되고 난 후, 이 본문을 보고 나니 어린 사무엘의 손을 잡고 성전으로 올라 갔을 한나의 심정, 자식을 향한 애틋한 심정과 하나님에 대한 굳은 믿음이 더 세밀하게 엿보였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일생에 걸쳐 읽어나가면서 음미해야 할 말씀인 것 같습니다. -이상보 목사,